검색
제가 이번 사재동행 활동을 통해 읽은 책은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 추적단 불꽃’입니다. 이 책은 2019년 발생했던 N번방 사건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N번방의 운영으로 인해 알려진 피해자들의 신상은 수 없이 많은 반면 정작 가해자들의 신상은 철저히 보장되었습니다. 이름 한글자도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익명 뒤에 숨어 여러 여성들을 강간하고 희롱하였습니다. 가장 충격이었던 방은 유아를 강간한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며 희롱하는 방이었습니다. 물론 유아 외에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인들의 방으로 나뉘었지만 우리가 보호하고 지켜야 할 대상인 어린 아이를 성적대상으로 바라보며 그것에 흥분하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없었고 극심한 반감이 들었습니다. 또한 지인능욕방은 자신 주변의 지인의 얼굴에 나체 사진을 합성해 신상을 뿌리고 희롱하는 방이었습니다. 이 방은 저에게 가장 큰 불안을 안겨주었습니다. 혹시나 내 신상이 올라갔으면 어쩌지? 내가 아는 사람들이 나를 대상으로 이런 희롱을 벌이고 있었다면? 또 내가 아는, 내게 소중한 사람이 이런 능욕을 당하고 있다면? 이런 식으로 계속 불안해하게 되고 주위 사람들을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가해자들 중엔 경찰, 선생님, 의사 등 우리가 정말 신뢰하고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까운 직업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전부 다 검거 되었을까요? 가해자 중 고등학생 등 촉법소년들도 있어 이들의 형량은 1년채 되지 않았고 신상이 알려진 이들 역시 그 수많은 가해자들 중 극소수 밖에 되지 않습니다. 모두가 아시는 박사, 조주빈은 45년형, 갓갓 문형욱은 34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45년, 34년이 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들의 형량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들이 겪은 수모와 아픔, 정신적 피해와 육체적 손해, 또한 이 아픔들로 인해 빛나는 시간들을 자신답게 보내지 못한 시간들과 그럴 시간들 등 모든 것을 고려 할 때 그에 걸맞는 피해 보상을 지급하고, 가해자들에겐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온라인 성범죄로부터 자유로운 여성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어 우리나라 성범죄의 처벌이 더욱 강력해 졌으면,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가 강해지고 보상금의 수준도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이 모든 수사 과정에 자신의 시간을 과감히 투자하여 피해자들을 위해 애써주신 불과 단 기자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느꼈습니다. N번방의 검거의 가장 큰 일을 한 것은 물론 경찰관 분들과 많은 이들의 노력이 들어가 있지만 두 기자분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계속해서 수사해주시지 않으셨더라면 N번방이 혹여 현재까지 지속되고 가해자들은 웃고 피해자들은 울며 고통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심장이 내려앉는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피해자들에게 네 잘못이야, 왜 시키는 대로 해? 라고 물어보는 것 대신 가해자에게 ‘왜 그랬어?‘ 라고 물어야 합니다. 비난과 질문들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향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더 보호 받고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고, 가해자가 반성하며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는 인식이 더욱 개선된 환경을 우리는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요즘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온라인 성범죄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항상 관심을 갖고 피해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